Tuesday, April 13, 2010

작은 성공, Wow Project

2007년 10월 15일 POSTECH POSCO 국제관 1층 세미나실에서 백성기 총장의 취임 후 첫 '총장과의 대화' 행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행사와 별도로 학생들이 총장님께 직접 제안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동안 POSWIC(Postech Swimming Club)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교내에 수영장이 없는 불편을 토로할 기회가 왔다. 교내 온라인 게시판 PosB 와 POVIS, 이메일 등을 이용해서 3일 동안 수영장 건립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학생들보다 교직원 및 연구원들의 수영장에 대한 강한 요구들을 수합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교내 수영장 건립이라는 꿈만 같았던 목표에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힘입어 총장님 앞에서 5분의 발표 시간이 주어졌다. 밤새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다듬고 다듬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는 세계적인 대학에 비교해서 열학한 체육시설을 강조하고 수영장을 통해 육체적 건강 뿐만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주는 다른 대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리고 현재 수영장의 부재로 매번 포항 시내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강조하고 수영장 건립에 대한 청사진을 담았다. 프리젠테이션의 파일명을 Wow Project로 했다.


 

 
방에서 몇번의 리허설을 한 후 결전의 날이 왔다. 하지만 막상 무대 위로 올라가니 커다란 세미나실의 규모와 총장님을 비롯한 많은 학과주임교수님들의 위압감에 온몸이 떨렸다. 속으로 침착하자고 몇번을 되내며 큰 목소리로 인사와 함께 시작했다. 처음에는 목소리 톤이 떨리며 불안했지만 어느덧 차분해 지면서 나도 모르게 무대 위를 왔다 갔다하며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발표의 목표는 가능한 총장님을 포함한 대학 본부 보직자 및 학과주임교수님들께 교내 구성원들의 수영장 건립에 대한 바람을 오감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열정적인 발표에 좌중의 술렁임에도 혼신을 다한 발표가 마칠 때까지 총장님의 굳은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 뒤로 약 2년 6개월 정도가 흘렀다. 교내 유일한 수영동아리 POSWIC이 해체되고 수영장에 대해 잊어갈 무렵 우연히 교내 포털에 올라온 [실내수영장 이름 공모]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글의 내용은 현재까지 테니스 경기장으로 사용하던 체육관을 리모델링해서 내년 여름까지 POSTECH 실내 수영장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 지어질 POSTECH 수영장의 이름을 공모한단다. 해체된 수영동아리 POSWIC의 혼을 다시 살리고자 POSWIC(Postech Swimming Complex)을 제출했다.

그 글을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지난 날의 작은 열정과 많은 사람들의 격려가 POSTECH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가능하다면 이 작은 변화의 모멘텀을 이어 POSTECH 실내수영장에서 심리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기도록 돕고 싶다. 화려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내실있는 소프트웨어도 갖춘 POSTECH 실내수영장이 되길 기원한다. 끝으로 교내 주점 '통나무 집'에 이어 또 한번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신 총장님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 분들의 넓은 마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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