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8, 2010

도서관에 책이 없다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프로젝트의 주안점이 될 도서관 내부 구조에 대해 생각해본다. 구조물은 건물이 아닌 광장의 개념으로 사람들간의 대화와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서재들로 가로막힌 미로같은 모습이 아닌 넓게 트인 공간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7개국의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로 된 풍성한 도서로 가득찬 도서관을 건립하고 싶었다.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전자책을 생각하게 되었다.
What if the Library is full of 300,000 e-book readers, instead of books?
도서관의 여러가지 업무 중 도서 구입 및 관리 만큼 중요하고 힘을 많이 쏟게되는 일은 없다. 도서관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보관 도서의 수도 늘어나게 된다. 그 결과 그 많은 책을 관리하는 인력 및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러한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에 책을 배치하는 것 대신 최대 수용인원을 고려해서 30 만개의 전자책 리더기를 배치한다. 현재 애플의 아이패드, 아마존의 킨들, 아이리버의 스토리 등 여러 업체에서 따끈따끈한 전자책 리더기를 발표 중이다.

전자책 리더기의 다양한 기능을 도서관에 적용하면 여러가지 유익한 서비스를 재공할 수 있다.  가상의 시나리오를 통해 몇가지 재미있는 서비스들을 소개해 본다.

"지훈이는 도서관 입구에서 자신의 신분증을 맡기고 전자책 리더기를 대여한다. 햇볓이 드는 창가의 쇼파에 앉아 리더기의 전원을 킨 후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을 한다. wi-fi 기반의 리더기는 로그인과 동시에 중앙서버에 연결되어 지훈이의 개인정보를 리더기와 동기화시킨다. 동기화가 완료되자 지난번에 읽던 한비야씨의 "그건, 사랑이었네"가 전자 서재의 첫 단에 꽂혀있다. "그건, 사랑이었네" 아이콘을 클릭하니 읽다가 중단한 페이지가 펴진다. 오른쪽 창에는 북마크 표시를 해둔 페이지에 대한 정보가 표시된다. 뿐만아니라 책에는 전에 읽다가 적은 밑줄과 메모들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원하면 이 내용을 바로 정리해서 개인 블로그에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릴 수 있다.

전자책 리더기 오른쪽 하단에는 숫자 8일이 깜빡인다. 현재 도서관 안에 있는 사람 중 8명이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고 있다는 정보다. 위치 정보를 공개한 사람에 한해서 같은 도서를 읽고 있는 사람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이들과 즉흥적으로 만나거나 SNS를 통해 공통 관심사에 대해 토론 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전자책 리더기를 통해 "그건, 사랑이었네"를 검색 및 읽어본 사람의 숫자가 백만명을 넘었다. 도서관 측은 한비야씨를 초대하고 "그건, 사랑이었네"와 한비야씨의 다른 도서에도 관심을 갖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작가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한다. 삼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퍼런스 홀이 한비야씨의 열혈팬들로 가득 찼다. 미쳐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독자들은 전자책 리더기를 통해 모임에 대한 동영상을 공유한다.

지훈이는 사용언어로 모국어로 한국어, 외국어로 영어와 독일어를 설정했다.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지훈이의 독서 패턴을 파악해서 사서는 독일의 은둔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를 추천한다. 몇 장을 읽다가 흥미가 생긴 지훈이는 그 자리에서 온라인 결재를 통해 "좀머씨 이야기"의 한국어 번역판을 주문한다.

피로를 느낀 지훈이는 옥외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즐기며 전자책 리더기를 통해 도서관에 새로 등록된 영상물을 검색한다. 신간영화의 DVD와 지난 주 인문학의 산책에 초대된 이외수 작가의 강연 동영상이 올라와있다."

가상의 시나리오처럼 전자책 리더기를 이용하면 도서관에서 읽는 책에도 밑줄 및 메모를 통해 개인 소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시간 독자 검색을 통해 공통의 관심 도서에 대한 토론의 환경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검색 및 독자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와의 대화에 초대할 수 있는 유효고객의 정확성을 높여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다. 또한 전자책 리더기를 이용해서 도서와 더불어 영상물을 볼 수 있다.

출판업계에서는 전자책 리더기의 등장에 우려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기술의 발전을 제도와 규범만으로 막기에는 IT 소비자들의 욕구를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출판업계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프로젝트와 제휴하여 신간의 전자책을 도서관에서 발표하는 것도 좋은 마케팅 방법이다.

끝으로 애플의 스티븐 잡스가 iPad를 발표하는 Youtube 동영상을 올렸다. iPod과 iPhone처럼 애플에서 출시된 전자기기들은 예전의 마켓에 새로운 변화를 유발하는 촉매역할을 해왔다. 이런면에서 iPad와 iBookstore가 출판업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고조된다. 그리고 이런 기능들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프로젝트에 연계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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