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09, 2010

독바위 도서관

독바위 도서관을 운영한다는 한비야씨의 이야기를 읽다가 아차! 하고 뇌리에 박히는 깨달음이 있었다. 최첨단의 지식생성공장 및 물류센터와 같은 도서관을 짓겠다는 꿈에 부풀어 막연히 크게 시작해야 된다는 오류에 빠져있었다. 세스 고딘의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를 읽고 그 새 까먹었던 것이다.

한비야씨는 자신의 집 서재를 공개해 나름의 체계적인 독서 장려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 예로 한 번에 다섯 권 이상 열 권 이하로 빌려줌으로 반납 기일을 빡빡하게 해서 책을 더 집중해서 읽게한다. 그리고 '이달의 한비야 추천 도서들'을 공표하여 책 선정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고객별 대출장부를 살펴서 맞춤 추천 도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정도면 지식 공유의 의의를 두는 도서관의 역할을 십분 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처럼 훌륭한 도서관이 지역마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어머니 안현경씨는 매주 월요일마다 서수원 희망샘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주로 도서 대출 및 반납도서 정리 등을 하며, 유치부 아동의 방문이 있는 날에는 구전동화를 읽어 주기도 한다. 희망샘 도서관은 도서 대여 뿐만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 및 초청 강사 등의 이벤트를 연다. 수원에는 희망샘 도선관 외에도 사랑샘, 바른샘, 슬기샘, 그리고 지혜샘 도서관이 있다. 이처럼 수원시는 각 지역구 마다 도서관을 건립하여 지역민들의 일자리 창출 및 지식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전 지역에서 신설되는 도서관과 보수를 통해 개선된 옛 도서관이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사이버 도서관을 형성한다면 어떨까. 개인의 도서 기록은 통합 관리되어 어디서나 개인 맞춤식 장려도서를 추천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각 도서관 마다 운영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연말에 평가할 수 있다면 보다 질 좋은 프로그램이 나올 것이다. 전 국민에게 도서관을 책만 빌려 보는 곳이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고 문화체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

Top-down 방식으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프로젝트'를 계획하다가 독바위 도서관을 계기로 Bottom-up 방식의 지역사회 네트워크형 도서관을 생각했다.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고려해서 Top-down 방식으로 건립된 대형 도서관의 지적 생산물이 구석 구석의 Bottom-up 방식의 지역사회 네트워크형 도서관에까지 뻗어가 지식의 불균형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디자인해 본다.

[관련글]
I Have a Dream
한비야가 권하는 24권의 책

2 comments:

  1. 단결! 일병 김종길입니다.
    도서관의 꿈이 한발 더 뻗어나가신것 같아 기쁩니다.
    단결!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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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고마워. 도서를 과학적으로 분류 및 정리하는 것을 우리말로는 서지학(書誌學)이라 하고 영어로는 Bibliology라고 하더라고. 나도 앞으로 서지학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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