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3, 2009

라면과 젓가락

간혹 사람들은 작은 행동에 큰 감동의 쓰나미를 받을 때가 있다. 내 경우에도 그렇다.
하루는 큰 솥에 라면 4개를 팔팔 끓여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었다. 요리가 끝나고 TV를 앞에 두고 테이블에 형, 엄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옹기종기 앉았다. 뜨거운 라면을 공격하기 위해서 3개의 무기가 준비 되었다. 두 개의 긴 플라스틱 젓가락과 한 개의 쇠 젓가락이다. 이 점을 특별하게 인식한 사람은 나 뿐인거 같다. 형과 엄마는 막 맛있게 라면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기 시작했고, 나는 쇠 젓가락으로 라면 먹기에 아둥바둥 되며 막 불평을 토로하기 직전이었다. "아~! 쇠 젓가락 불편해!" 서툰 젓가락질을 연장에 심술부린 외마디가 끝나기를 기다린 듯이, 형과 엄마는 동시에 "이거써~" 하면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젓가락을 건내주었다.

음.. 왠지 모르겠지만, 난 그 순간 감동 받았다. 그냥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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