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15, 2010

법무법인 율촌 정동수 고문(전 KOTRA IK 단장) 강연 후기

지난 금요일 한국기술센터 16층 중회의실에서 한국공학한림원 산하 차세대 공대리더, Young Engineers Honor Society(이하 YEHS)를 위한 특별한 초대 강연이 있었다.  YEHS에서는 차세대 공대리더의 리더십 배양과 롤 모델 정립을 위해 매년 두 차례 이상 CEO 초청 강연을 열어 왔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 현대모비스 한규환 회장, 두산인프라코어 최승철 부회장, 그리고 비트컴퓨터 조현정 회장등이 그 동안 YEHS의 CEO 초청 강연에 올라온 연사들의 이름이다.  이번 강연에는 기존의 이공계 출신의 기업 CEO 연사와 달리 2006년부터 4년간 대한민국의 외국인투자 정책을 담당하는 KOTRA의 Invest Korea 정동수 前 단장(現 율촌 고문변호사)이 초대 되었다.

 YEHS 4대 김경환(서강대, 화학생명공학과) 회장의 사회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정동수 단장은 고교 2학년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가 하버드대에서 사회학과 학사, 프린스턴대에서 국제행정학 석사, UCLA 법학대학원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상무부 국제 무역청수출지원 조정국장, 전략 수출지원실장, 서비스업 및 금융 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한 국제 통상 전문가다. 2002년 귀국 후 KOTRA Invest Korea 단장을 역임하면서 국내에 많은 외국인 자본 투자를 성공시켰고 최근에 아부다비 원자력발전소 특사방문단으로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원전 수주 프리젠테이션을 맡아 세계 5번째로 대한민국이 원전 수주국이 되는데 공헌을 했다.

강연 전에 정동수 단장에 대한 인터뷰 글과 약력을 읽으면서 지구촌을 무대로 활동하는 모습에서 냉철하고 사무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핑크색 난방을 입은 정동수 단장은 강연 시작에 앞서, '감기에 걸려 평소와 달리 목소리가 많이 쉬었다.'는 말로 양해를 구하는 유머넘치고 젠틀한 국제 신사였다.

강연 주제는 "Korea: An Emerging Global Leader in the 21th Century"로 한국의 발전 모습과 미래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리더십의 소양을 다루었다.

강연 시작과 함께 세계적인 거상들을 상대로 국가를 세일즈하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사무실에서이 회사원과 사장의 관계를 연애에 비유한 재미있는 설명을 표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는 유대인들의 비지니스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꿈꾸는 아들에게 빌게이츠의 딸을 소개시켜주고, 빌게이츠에게는 세계은행 부회장을 사위로 소개시키며, 다시 세계은행 회장에게는 빌게이츠의 사위를 부회장으로 임명하라고 한다. 이처럼 세계무대에서 수환좋은 활동가로 통하는 유대인들이 창의성과 유연성을 배워야한다.

재밌있는 이야로 시작한 강연은 세 가지의 화두로 본론에 들어갔다.
Who are you?
1980년대,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를 전후해서 태어난 세대를 월드컵 세대 혹은 G 세대라고 부른다. 정동수 단장은 1955년 대한민국의 베이비붐 세대로 자신의 세대와 비교해 G 세대의 특징을 설명했다.
G 세대의 강점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 글로벌 마인드, 도전정신, 자신감, 그리고 창의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반면, 지나친 개인주의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무관심, 사회 조직에 대한 협동심 결여, 멀리 내다보는 안목의 부재가 단점으로 꼽힌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낼슨 마델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인빅터스(Invictus)>를 감상한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 중간에 삽입된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의 시에서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라는 시구처럼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되라고 말했다.
Who is your hero?

예전에는 Microsoft의 Bill Gates를 강연자료로 많이 썼지만 요즘에는 Google의 Larry Page와 Sergey Brin가 더 잘 통한다. Bill Gates와는 55년 동년배로 하버드대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말콤 글래드웨의 책 <아웃라이어(Outlier)>에서 소개된 것 처럼 55년생 출신들이 사회 환경적으로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7위,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5위, 세계 기업순위 500위에 국내 15개 기업이 선정(2008년기준), 세계 5번째 원자력발전소 해외 수주 , G20 세계정상회의 개최지 선정, 그리고 2012년 핵 안보정상회의 개최지 선정 등으로 이어지며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 위상은 가파른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이 말은 G 세대 역시 아웃라이어에서 소개된 것처럼 국제무대에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What is your goal?
John Maxell이 저술한 < Leadership Gold: Key Leadership Principles >의 목차를 하나씩 소개하며 우리가 가져야할 리더십 소양에 대해 설명했다.
  • If it's lonely at the top, you're not doing something right.
- 훌륭한 리더라면 추종자들을 정상까지 끌고 올라가야 한다.
- 추종자들을 새로운 차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효과적인 리더십이다.
- 덕목: 솔선수범, 희생정신, 성숙함
  • The toughest person to lead is always yourself.
- 지도자를 제대로 섬긴 경험이 있는 리더만이 조직원들을 효과적으로 끌어가는 방법을 안다.
- 조언을 구하고 받아들이는 의지가 책임감의 지표이다.
  • Defining moments define your leadership.
- 인생은, 다섯 개의 공으로 하는 저글링 -> 일, 가족, 건강, 친구, 영혼 다섯 가지 모두를 항상 공중에 띄어야 한다.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 앞으로 생길 결정적인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결정적인 순간을 돌이켜봐야 한다.
  • When you get kicked in the rear, you know you're out in front.
- 리더가 되고 싶다며 먼저 비판에 익숙해져야 한다.
- 현재의 나를 그대로 인정할 때 변할 수 있다.
  • Never work a day in your life. (Enjoy it.)
- 열정을따르는 것이 잠재능력을 찾아내는 비결이다.
- 열정은 전염력이 있어, 주변 사람들까지 우리를 따르게 만든다.
- 일과 놀이의 경계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직업이 최고의 직업이다.
  • The best leaders are listeners.
- 리더십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 팀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전에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 Get in the zone and stay there.
- "내가 무엇을 잘하는가?" 라고 물어라. / 구제적으로 접근하라. / 남들이 무엇을 칭찬하는지 귀담아 들어라. / 경쟁력을 점검하라.
- 조직원의 강점을 찾아내 개발하라.
  • A leader's first responsibility is to define reality.
- 내 약점을 인정하라. / 현실적인 사람들을 포용하라. / 조직원들에게 솔직한 의견을 구하라. / 나를 점검해 줄 '새로운 눈'을 초대하라.
  • To see how the leader is doing, look at the people.
- 추종자들이 제대로 따르고 있는가? / 추종자들이 변하고 있는가? / 추종자들이 성장하고 있는가? / 추종자들이 성공하고 있는가?
  • Don't send your ducks to eagle school.
- 조직원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를 맡겨야 한다. 오리를 독수리로 바꾸려 애쓰지 말라.
  • Keep your mind on the main thing.
- 나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 나는 강점을 개발하고 있는가?
- 내 주변에 그런 강점을 완전하게 해줄 사람이 있는가?
- 내 약점을 보완해줄 사람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는가?
  • Your biggest mistake is not asking what mistake you're making.
- 약점을 조직원들에게 털어놓고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며, 실수에서 배우고 실수를 성공의 발판으로 받아들여라.
- 팀원의 의견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라.
  • Don't manage your time. But, manage you life.
-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는가?
-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가?
- 어떤 식으로 시간을 분배하고 사용하는가?
  • Keep learning to keep leading.
- 우리가 추구해야 할 장기적인 목표는 고정된 목적지가 아니라 끝없는 성장이어야 한다.
- 성장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 Leaders distinguish themselves during tough times.
- 리더로 오랫동안 활동했다면 힘든 결정도 많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 내면의 갈등에서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결저을 내리는데 필요한 가치 기준을 세워 두었는가?)
- 힘든 결정에는 위험이 따른다.
  • People quit people, not companies.
- 직원을 잃을 때는 대부분의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 Experience is not the best teacher.
- 경험을 되새기는 시간을 얼마나 자주 갖는가? 경험을 평가해서 교훈을 배우려 해야 한다.
- 삶이 당신에게 교훈을 줄 때 그 교훈을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라.
  • The secret to a good meeting is the meeting before the meeting.
  • Be a connector, not just a climber.
- 수평적 관계를 생각하라. 지위 지향적 리더는 조직에서 돋보이고 싶어한다. 반면 관계지향적 리더는 단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으려 애쓴다.
  • The choices you make, make you.
  • Influence should be loaned but never given.
- 영향력은 영향력이 없는 사람들을 변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 영향력은 영향력을 지닌 사람에게 말하기 위해 존재한다.
- 영향력은 다른 사람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존재한다.
  • For everything you gain, you give up something.
- 목표를 위해 칭찬을 포기하라.
- 의미있는 삶을 위해 편안한 삶을 포기하라.
- 미래의 가능성을 위해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라.
  • Those who start the journey with you seldom finish with you.
- 훌륭한 리더는 자신을 '청지기(steward)'라 생각한다: 최적의 사람들을 찾아내 성장의 여행에 동참할 기회를 제시하고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용기를 복돋운다. 그러나 그들에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
  • Few leaders are successful unless a lot of people want them to be.
  • You only get answers to the questions you ask.
- 자존심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는가? / 당신은 어떤 질문을 자신에게 하고 있는가? / 누구에게 질문을 하는가?
  • People will summarize your life in one sentence - pick it now.
- 어떤 유산을 남길지 먼저 결정하고 계획을 세워라.

이와 더불어 이승환 홈플러스 회장이 저술한 <창조바이러스:H2C>를 꼭 읽어보길 추천하며 창의성있는 인재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세계속의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대한민국을 세일즈할 때 사용하던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 미팅에 있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Korea in theWorld.
KOTRA에서 직원 교육시 투자유치를 연애에 비교해서 설명한다. 한 예로 투자유치를 나가려면 최소한 두 시간 이상 밥먹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식사 내내 어색하게 바라보면 스테이크만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할때는 사실을 얘기해주데 균형있고 호감가게 말해야 한다. 하지만, 말할 거리가 많지 않다면 듣기를 해라. 즉, 질문을 해라. 사실 사람은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 자신의 말을 하는 걸 더 좋아한다. 그리고 많이 들을 수록 상대방을 잘 알 수 있다. 두 시간 내내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질문으로 투자자가 이야기에 열의를 올린다면, 식사 후 투자자는 '그 사람들 참 괜찮아'라는 인상을 받으며 돌아가서 한국에 투자를 문의해 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 투자자들을 우리나라를 돕기위해 온 고마운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들은 냉정하게 돈 벌로 온 사람이다. 기업가가 수익을 창출하는데 혈안이 되있다면 그들을 압박하는 사람들이 투자자다. 그러므로 선-후를 혼동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수익성 있는 투자처로 한국을 안내하고 그들이 투자 후 수익을 낼때 우리나라의 지역발전도 함께 한다면, 그때 가서 고마워해도 늦지 않다.

최근에 아부다비에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기 위해 한승수 전 총리를 대표로 대통령 특사가 파견되었다. 경제팀과 국방팀으로 나뉘어서 아랍에미레이트로 파견을 갔다. 그 때 나에게 모하메드 빈 왕세자 앞에서 원전수주 발표를 해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발표자료가 준비되었는지 물었다. 답변은 아직 작업 중 이지만 출국전까지는 끝낼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말하고 아랍에미레이트로 떠났다.
회의실에 가보니 좁고 길죽한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발표하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그래서 발표자료를 띄어 놓고 회의실 중간에 모하메드 빈 왕세자 앞으로 갔다. 발표 내내 왕세자를 바로 앞에 두고 눈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항상 준비된 자세이어야 한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과 기회를 살리는 능력이 필요하다.

질의 응답 시간
1. 노지훈(POSTECH, 산업경영공학과): 인터뷰 기사에서 서울을 먹자골먹에 비유해서 국제적인 투자처로 설명하신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정립이라는 초고속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성공모델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발전컨설팅을 하고 싶습니다. 정동수 단장님께서는 여러 나라 중 우리나라의 발전 모델을 적용시 잘 들어 맞을 나라는 어디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월남을 예로 들 수 있다. 그 이유로는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가족공동체의 가치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로 사회적으로 높은 교육열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프리카에 대한민국의 성공모델을 적용시키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 예로 아프리카는 지역사회의 관습과 AIDS를 비롯한 질병으로 가족공동체의 가치가 무너졌다. 그리고 공적인 교육 인프라 및 사적인 교육에 대한 투자도 매우 낮다. 반면 월남의 경우 유교사상이 남아있어 가족이 사회를 구성하는 건전한 소 공동체 역할을하고 있으며, 교육열도 높다.



2. 오승재(POSTECH, 전기전자공학과): 클린턴 정부에서 일하셨을 당시 클린턴 미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만나보셨다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답변: (웃음) 물론 만나봤다. 여기서 가장 키가 큰 학생 앞으로 나와봐요. (180이 넘는 남학생이 나왔다.) 클린턴 대통령은 190이 넘는 장신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올려다 봐야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줄 아는 타고난 정치가다. 한 예로 내가 민주당 정동영 대표에게 전수해준 클린턴식 악수법이 있다. 대부분은 악수를 할 때 one point contact으로 손만 잡는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큰 키를 활영해서 한 손은 악수를 하고 다른 손으로는 상대방의 어깨를 감싸며 동시에 지긋한 눈빛을 교환한다. 즉, multiple point contact으로 악수하는 동안 상대방에게 100% 집중한다. 미국에 있을 때 내가 민주당원으로 미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그 당시 정동영 LA특파원(現 제 18대 국회의원)이 3일간 밀찰 취재를 했었다. 그때까지 만나본 한국인들 중 가장 샤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3. 이진욱(POSTECH, 화학공학과): 강연 내용 중 what is your goal? / who is your hero? / who are you? 를 말씀하셨는데, 단장님의 목표, 롤 모델, 그리고 단장님이 생각하는 자신은 누구인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연달아 POSTECH에서 질문을 했내. (웃음) POSTECH 학생 질문은 여기까지 받겠어요. 제가 어린 시절에는 '부자 되세요'라는 경박한 인사는 없었어요. 아무리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커서 돈을 많이 벌어라고 말씀하시는 어른들은 없었죠. 대신 항상 훌륭한 사람, 큰 사람이 되라는 말을 들으면서 잘랐어요.
제가 미국으로 이민가서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한국에서 온 선배 한분이 계셨는데 남자가 봐도 정말 멋있는 그런 형이었죠. 나도 크면 저 형처럼 되야겠다는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내가 누구 인가를 생각해보면 저는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가슴이 뛰는 방향으로 선택을 했어요. 그 결과 제가 이 자리에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4. 우아영(고려대, 기계공학부): 창의성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단장님께서 활동하시면서 창의성이 돋보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답변: 창의력은 'think outside the bar'라고 할 수 있어요.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인식을 하지 않을 때 발휘 될 수 있죠. 제가 KOTRA 인베스트코리아에 취임하고 나서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열린음악회를 개최했어요. 매번 투자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마다 투자해달라 투자해다라 요구 하고, 투자하면 다음번에는 더 투자해달라고 요구하기 바빴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수순하게 여태 투자해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하기위해 투자자와 그들의 가족들을 KBS 열린음악회에 초대 했어요.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자신들의 모습이 TV에 나온걸 말이죠. 이건 완전 역발상이었어요.
이런 비슷한 행사를 2006년 독일 월드컵때 했죠. 2002년에는 특별한 행사를 했는데 2006년에는 멀리 독일에서 해서 따로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도 그 동안의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경기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을 초대했어요. 마침 한국 대 프랑스 전이 열리는 라이프치히 경기장에 36석 VIP실이 남아있었어요. 각국의 투자자들에게 경기장까지 자비로 오면 우리가 경기관람과 하루 호텔 일정을 다 해결해 주겠다고 했죠. 아무래도 독일에서 많이 왔고, 영국, 네덜란드, 심지어 프랑스에서도 한 명이 왔어요. 그 사람빼고 모두 한국팬 이었어요. 독일 투자자는 독일 국기와 한국 국기를 붙여 만든 응원도구를 손수 제작해와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줬고, 어떤 사람은 붉은 악마 티셔츠까지 준비해왔어요. 모든 사람들이 놀기 좋아하듯이 기업 CEO들도 노는거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놀 기회를 준다는 데 안 좋아할 이유가 없죠. 후반전에 박지성 선수가 동정골을 넣자 VIP실은 난리가 났죠. 저를 들쳐업고, 자기내들이 신나서 서빙하고 나중에는 너무마셔 오바이트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만큼 신나게 놀았죠.

사실 사무적으로 만나는 투자가들의 성향을 파악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이번에 이렇게 신나게 놀면서 각 투자자들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었죠. 그때 한 좌석에 2000유로 정도 였으니 전부 다해서 1억원 이상을 썼죠. 하지만 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할때 수십억불씩 투자하니 그 정도 성의는 큰 돈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때 함께 놀았던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을 재 방문해 재투자하고 돌아갔죠.
때로는 대가를 바라지 말고 그냥 해주라고 말합니다. 사실 무언가를 바라고 행동하면 사람들은 다 느끼기 마련입니다. 순수한 선의로 배푼 마음은 결국에는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5. 최수용(부산대, 기계공학부): 살아오면서 한번씩 힘든 시기를 겪은다고 하는데, 단장님께서의 힘든시기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변: 사실 저는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오지 않았어요. 어떤 이끌림이 있다고 해야할까. 힘든시기라 하면, 내가 국민학교 재학시절에는 중학교 입시고사가 있었죠. 그걸 떨어진 거에요. 아버지께서 재수학원에 다닐래 검정고시를 볼래 하시길래, 재수학원보다는 검정고시가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 갔을때 제 나이가 고등학교 2학년에 입학해야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힘들꺼 같아서 1학년 반으로 낮춰서 들어갔죠. 1년 열심히 학교 생활하니까 학교에서 잘하니까 바로 3학년으로 가라고 하더라고요. 대학에 갈 준비가 전혀 안되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고3이 된거에요.

대학교를 지원할 때가 되서 하버드를 비롯한 한국에서 많이 들어본 학교들을 지원한다고 했어요. 그 당시는 몰랐지만 한국에까지 알려졌다는 건 미국에서도 최고의 대학이어던 거죠. 완전히 정보의 부재였던거에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담당을 하는 선생님이 도움을 주셨어요. 그 분이 하시는 말이, '우리 학교에는 너가 지원한 대학에 학생을 보내본적이 없어서 대학에대한 자료가 불충하니 내가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주마. 이분에게 물어보렴.' 참, 미국의 이런 훈륭한 선생님은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선생님이 시키는건 모두 할 때라 연락처로 전화를 하니 아버지를 모시고 자기를 찾아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찾아가 보니 그분은 유대인 출신의 사업가로 서부지역의 소수민족 자녀들을 동부의 명망있는 대학에 진학시키는 봉사를 하시는 분이셨어요. 아무런 대가 없이 하시는 거죠. 그분이 제 예기를 들어보고 하시는 첫 말씀이, '너는 하버드에 갈 준비가 안됐다.' 였어요. 대신 필립스 아카데미(미 대통령 부시 부자가 졸업한 학교로 유명)라는 사립학교를 추천해줬어요. 거기서 공부하면서 입시준비를 하고 하버드에 가라는 거죠.

처음 보는 사람에게 준비가 안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좋지는 않더군요. 결국에는 입시원서에 쓴 모든 학교를 낙방하고 필립스 아카데미만 붙었어요. 그래서 결국에는 거기서 수학하고 나중에 하버드에 가게되었죠. 나중에 하버드에 가서 생각해보니 아마 필립스 아카데미를 거치지 않았으면 하버드 중간에 중퇴를 하거나 자살을 했을꺼에요(웃음). 그 뒤로도 그 유대인 아저씨를 미국의 아버지로 모시며 돌아가시기 전까지 연락을 했어요. 그 후에 미하원의원 출마했다가 낙방했던거는 그까짓것이라 생각합니다. 꼭 되야겠다는 것 보다도 19년 동안 있던 하원의원이 갑자기 사임하면서 공석이 생기자 흑인, 필리핀, 일본 등 모든 이민국 출신들이 LA 에서 출마를 했죠. 앞마당에서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 이게 인연이 되어서 클린턴 정부에서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회자(김경환): 이것으로 2시간이 넘는 긴 강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말씀과 훌륭한 강연을 해주신 정동수 단장님께 다시한번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박수)


저녁 6시 30분경에 시작한 강연은 8시 30분을 훌쩍 넘긴시간에 기념촬영으로 끝났다. 폭넓은 국제적인 시각과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말 솜씨, 그리고 날카로운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강연이었다. 좋은 강연을 준비해주신 한국공학한림원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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