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15, 2010

제8회 Hi! Seoul 마라톤 풀코스 완주

   미등록 참가자로 6시간 30분이 넘게 걸려 겨우 완주했던 베를린마라톤에 이어 2010 경기마라톤, 그리고 제8회 하이서울마라톤에 이르기까지 인생에 있어 세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했다.


   지난 4월 경기마라톤을 4시간 54분대로 완주하면서 앞으로 몇 년간은 마라톤은 말도 안꺼낼꺼라 했지만, 이번 대회의 코스를 보고는 덜컥 신청하게 되었다. 청계천을 따라 중랑천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달리는 코스가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체 등록해서 함께 뛰는 사람들이 부러워 이번 경기에는 주변 지인들과 함께 나섰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처음 뛰는 마라톤임에도 덜컥 풀코스를 함께 뛰겠다고 해서 당황했다.

















   함께뛰는 멤버중에 유일한 여자였던 대학 동기 지선(@saindang)이만 하프로 변경하고 다른 두 형들과는 함께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하기로 했다. 

   7월에 전역한 이후로는 이런 저런 핑계로 운동을 착실하게 하지못했던 결과가 여실히 들어나는 하루였다. 처음에는 젊은 패기로 시작선 맨 앞에서 출발소리와 함께 힘차게 달려나갔다.


   운이 좋게 출발선에서 달리는 모습이 사진으로 남았다. 하지만 단 10분도 유지하지 못한체 선두그룹에서 하나씩 하나씩 뒤로 계속 밀리면서 달리게 되었다. 광화문과 시청 주변의 청계천은 자주가 보았지만 그 끝까지는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 이곳 저곳을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어느새 10Km 참가자, 하프 참가자와 코스가 갈라지면서 주변에서 같이 달리는 사람들의 수가 하나씩 줄어 들기 시작했다.

   중랑천을 빠져나와 한강으로 진입하면서 동호/한남/반포/동작/한강/원효/마포/서강대교를 지나 반환점을 찍었다. 차를 타고 이동할때는 몰랐는데, 다리와 다리사이가 이렇게 멀었다는 사실 또한 이번에 깨달은 큰 교훈이었었다. 반환점을 돌아 왔던길을 따라 달리면서 함께 참가하게 된 형들을 만나게 되었다. 기쁜마음으로 서로에게 달려가 큰 소리와 화이팅을 외치며 다시금 각자 자신과의 싸움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별다른 준비 과정없이 출전한 마라톤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멀정하던 발목에서 가벼운 통증이 시작되었다. 걷다 뛰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친형이 어느새 옆에서 함께 뛰고 있었다.

   함께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달리던 중 이순간을 추억하고 싶어 한강에서 사진을 찍고 계신 시민 한분께 트윗양말을 건네드리며 부탁을 드렸다. 기꺼이 사진을 찍어주신 그분은 이처럼 사진을 보내주셨다. 성함도 건네 받지 못했던 그분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중간에 만난 안전요원으로부터 파스를 진하게 뿌린 탓에 발목의 통증도 사라졌다. 어느새 교통 통제 제한 시간인 5시간을 넘기기 시작했다. 마지막 2km 지점을 남기고 형은 달릴수 있으면 먼저 달리라며 자기는 천천히 가겠다고 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둘 사이의 걸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한강 도로변을 빠져 나와 서울숲으로 돌아들어가는 시점에 완주 메달을 목에 건 지선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지선이는 처음 출전한 하프 코스를 2시간 30분대로 가르며 언제오나 기달려 주었다. 마지막 200m 정도를 함께 달려주며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형이 들어왔다. 하지만 함께 마라톤을 신청한 형 친구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어느새 교통 통재는 끝이나고 거리는 달리는 차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로부터 아직 한 사람이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뛰고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사람이 형 친구이기를 기대하며 다 같이 끝까지 기다렸다. 평소에도 운동을 많이하지 않던 형 친구분이기에 엠브란스가 한대씩 지나갈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했다.하지만 결국에 7시간이 넘게 걸려 한쪽 발을 절뚝거리며 걸어들어오는 한 사람이 보였다.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이미 공식 기록장치는 철수된 상태였다. 따로 챙겨둔 완주 메달을 목에 걸어주었다.


   다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완주점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즐거웠다. 끊임없이 달리는 동안 머리속으로 정리하던 많은 생각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응원해준 참가자들,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인연들을 통해 다시금 도전하는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12일 세계지식포럼 강연장에서 만난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강연의 마지막에 올해로 60살 생일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했던 이야기를 했다. 가족을 살피고 건강을 챙기라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조언을 세기며 나도 내가 60살이 되는 2045년에 가족과 함께 마라톤을 뛸 수 있는 삶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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